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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길 막던 600년 느티나무…김제시, 10년 민원 ‘땅 매입’으로 푼다

천연기념물 행촌리 느티나무 보호구역·인접 농지 570평 일괄 매입
국가유산청서 약 1억원 지원 확보…주민 통행 불편 해소·생육환경 보호 동시에

 

600년 된 느티나무를 보호해야 한다는 국가유산 보존 원칙과 농사를 짓기 위해 농기계가 지나가야 한다는 주민의 현실적인 문제가 10년 가까이 맞부딪쳐 왔다.

 

보호구역만 사들이면 느티나무는 관리할 수 있지만 농기계 통행 문제는 남는다. 김제시는 보호구역과 인접 농지를 함께 매입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고, 국가유산청도 약 1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제시는 봉남면 행촌리 동령마을에 있는 천연기념물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 보호구역과 인접 농지 등 약 570평의 토지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행촌리 느티나무는 수령이 약 600년으로 전해지는 당산나무다. 오랜 세월 마을과 함께해 온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문제는 느티나무 주변의 토지 이용에서 발생했다. 보호구역과 바로 인접한 밭이 같은 주민 소유였는데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농기계가 느티나무 보호구역을 통과해야 했다.

 

주민 입장에서는 농지에 접근하기 위해 농기계 통행이 불가피했지만 천연기념물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보호구역을 농기계가 오가는 상황을 계속 방치하기 어려웠다. 주민의 영농 편의와 국가유산 보존이라는 두 과제가 충돌하면서 관련 민원도 약 10년 동안 이어졌다.

 

김제시는 그동안 보호구역 매입을 비롯한 여러 해결 방안을 검토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보호구역만 매입할 경우에도 인접 농지에서 농사를 계속 짓는 한 농기계가 드나들 수 있는 통행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결의 실마리는 민원의 범위를 ‘통행’에서 느티나무 주변의 전체적인 보존환경으로 넓혀 살펴보면서 마련됐다.

 

김제시 문화관광과 국가유산팀 이준 주무관은 보호구역만 매입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농기계 통행 문제가 그대로 남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 인접 농지의 지속적인 경작이 느티나무 생육환경에 영향을 줄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해 보호구역과 농지를 일괄적으로 매입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시는 이 같은 현장 여건과 매입 필요성을 국가유산청에 설명했다. 단순히 주민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토지 매입이 아니라 천연기념물 주변의 생육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도 필요하다는 논리를 제시한 것이다.

 

국가유산청도 현장 상황을 반영해 기존 보호구역뿐 아니라 인접 농지 매입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김제시는 약 1억원을 지원받아 보호구역과 인접 농지를 합친 약 570평의 토지를 매입할 계획이다.

 

토지 매입이 완료되면 두 가지 문제를 함께 풀 수 있게 된다. 인접 농지 경작을 위해 보호구역을 농기계로 통과해야 했던 상황이 사라지면서 장기간 이어진 주민 통행 민원을 해소할 수 있고, 느티나무 주변 토지를 보다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해 생육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춰진다.

 

이번 사례는 국가유산 보존과 주민 생활을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문제로 놓기보다 현장의 토지 이용 구조까지 살펴 대안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보호구역만을 대상으로 해결책을 찾았다면 통행 문제가 반복될 수 있었지만 인접 농지까지 정책 범위에 포함하면서 주민 불편 해소와 국가유산 보호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수백 년 된 노거수는 나무 자체뿐 아니라 뿌리가 뻗어 있는 주변 토양과 수분, 배수 등 생육환경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토지 매입 이후 주변 공간을 어떻게 보존·관리할 것인지도 과제로 남는다.

 

김제시는 토지 매입을 마무리한 뒤 천연기념물 주변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오랫동안 이어진 주민 불편도 해소할 방침이다.

 

이준 주무관은 “오래된 민원이라도 해결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1석 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시민들에게 적극행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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