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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고창읍성이 닷새간 놀이터로…답성놀이부터 1000대 드론까지

15~19일 제53회 고창모양성제…세대·연인·가족별 ‘이색 답성놀이’ 매일 운영
조선시대 과거시험·역사 미션 체험에 블랙이글스 에어쇼…전통을 참여형 축제로 확장

 

600년 가까운 세월을 품은 고창읍성이 닷새 동안 거대한 역사문화 놀이터로 변한다. 성곽을 걷는 전통 답성놀이는 학생과 3대 가족, 연인 등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세분화되고, 조선시대 과거시험과 생활상을 현대적인 놀이로 풀어낸 체험이 성 안 곳곳을 채운다. 밤에는 1000대 규모의 드론이 읍성 위를 수놓고 공군 블랙이글스가 하늘을 가르며 전통축제에 새로운 볼거리를 더한다.

 

고창군은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고창읍성과 꽃정원, 전통예술체험마을 일원에서 ‘제53회 고창모양성제’를 개최한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전통 위에 새로운 즐거움을 더하다’로, 고창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며 즐기는 체험형 축제에 무게를 뒀다.

 

축제의 중심 무대인 고창읍성은 ‘모양성’으로도 불린다. 사적 제145호인 고창읍성은 서해안을 통해 침입하는 왜구에 대비해 조선 단종 원년인 1453년 당시 호남지역과 제주도까지 19개 고을의 백성들이 힘을 합쳐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1684m에 이르는 성곽길 주변에는 지금도 축성에 참여한 고을의 책임구간을 표시한 표지석이 남아 있다.

 

오랜 역사만큼 모양성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 콘텐츠는 답성놀이다. 올해는 축제 기간 매일 참여 대상과 방식을 달리한 ‘이색(色) 답성놀이’를 선보여 전통을 오늘의 놀이문화로 확장한다.

 

 

첫날인 15일에는 학생 4명이 한 팀을 이루는 ‘꿈나무 답성원정대’가 성곽길에 오른다. 16일에는 3대가 함께 걷는 ‘三대一심’, 17일에는 연인이 손을 잡고 완주하는 ‘LOVE 답성놀이’가 이어진다. 18일에는 가족이 참여하는 ‘첫 답성, 같이 가(家)!’,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같은 성씨의 참가자들이 한 팀이 되는 ‘답성놀이 GOGO씨’가 진행된다.

 

답성놀이는 낮과 밤에도 서로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17일 오전에는 약 600명이 참여하는 주간 답성놀이가 열리고, 저녁에는 참가자들이 한지등을 들고 성곽길을 걷는 야간 답성놀이가 이어진다. 야간에는 플래시몹과 미니 이벤트, 강강술래를 활용한 ‘달BAM댄스’ 등을 결합해 고창읍성의 밤 풍경 자체를 축제 콘텐츠로 활용한다.

 

성 안에서는 관광객이 조선시대로 들어간 듯 직접 움직이고 미션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올해 핵심 테마인 ‘모양성 유람록-아홉 절경을 따라 걷는 특별한 유람’은 관광객이 유람객이 돼 고창읍성을 돌아다니며 역사와 놀이를 함께 경험하도록 구성됐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재현한 ‘모양별시’에서는 문과와 무과, 잡과 시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축제 기간 매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평일에는 30명, 주말에는 50명이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다.

 

당시의 직업과 생활문화도 놀이로 재해석한다. 매품팔이 체험을 비롯해 대장장이의 망치질을 게임으로 만든 ‘뚝딱뚝딱 대장간’, 조선시대 화장품 판매상인 매분구를 소재로 한 ‘연지곤지 포스트잇 떼기’, 조선판 부동산 중개업자인 사쾌와 함께하는 땅따먹기, 전기수와 책을 활용한 세책점 등이 운영된다.

 

어린이와 가족 관광객을 겨냥한 체험도 강화했다. 고창읍성을 축소해 만든 미로에서 8개 미션을 수행하는 ‘모양성 유랑단’을 비롯해 보물지도와 암호카드를 들고 성 안을 탐험하는 역사 추리 프로그램 ‘모양성제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가 관광객을 기다린다. 매일 다른 배지를 모으는 프로그램과 ‘모양 다실’, 900명의 얼굴로 완성하는 ‘모양성 축성人 방명록’도 마련된다.

 

대형 공연과 볼거리도 축제의 시간대를 밤과 하늘로 넓힌다. 16일 오후 7시30분에는 고창읍성 일원에서 1000여대 규모의 드론라이트쇼가 펼쳐진다. 고창과 모양성제를 소재로 한 이미지가 밤하늘에 구현될 예정이다.

 

17일 오후 4시부터 5시까지는 특설무대 일원에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에어쇼가 열린다. 고난도 곡예비행과 공중 퍼포먼스를 통해 전통문화 중심의 축제에 현대적인 대형 볼거리를 더한다.

 

축제의 시작은 주민들이 직접 연다. 15일에는 약 1000명이 참여하는 군민 화합 읍면 거리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컬러풀 고창’을 주제로 14개 읍·면이 각각의 특색을 살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특설무대에 모여 화합 공연과 모양성제 로고송 플래시몹을 진행한다.

 

축제 규모를 키우면서 운영 방식에는 친환경과 지역상생이라는 과제를 함께 담았다. 고창군은 ‘무사고·무바가지·무일회용품’을 3대 실천 목표로 정하고 축제장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한다.

 

지역 상권과 축제장을 연결하기 위한 동리단길 테마거리와 야시장도 운영한다. 먹거리 부스와 직거래장터, 한우 팜파티 등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한 장터를 마련해 축제 방문객의 소비가 지역 소상공인과 농가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53회를 맞은 모양성제의 변화는 오래된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역사적 소재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로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답성놀이라는 고유한 전통에 가족·연인·학생별 참여 방식을 입히고, 조선시대 생활사를 게임과 미션으로 풀어내면서 600년 읍성 자체를 축제의 무대이자 체험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조선시대 3대 읍성인 고창·해미·낙안읍성의 가치와 자긍심을 지켜온 고창군이 전통과 현대, 군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진수를 보여드리겠다”며 “고창을 찾는 모든 분들이 전통 위에 새로운 즐거움을 더하며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펜뉴스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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