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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문학 사이, 작가의 책임을 묻다” — 정읍 신태인도서관 찾은 ‘저주토끼’ 정보라 작가

정읍시민들과 함께한 상상력과 기록의 의미

 

 

“상처가 희망이 되리라 믿지 않습니다. 그저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은 소설가 정보라 작가가 지난 14일 정읍 신태인도서관을 찾았다. 이날 도서관은 작가와 시민들이 신화와 전설, 그리고 문학의 사회적 역할을 두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됐다.

 

정읍시는 이날 ‘신화와 전설, 용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마련했다. 동서양 설화 속 다양한 용의 모습부터 정읍과 태인 지역에 전해지는 설화까지,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었다. 정보라 작가는 “용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상징을 갖는다”며, “그 차이를 읽어내는 일이 결국은 문학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예일대학교에서 러시아·동유럽지역학을,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슬라브문학을 공부한 정보라 작가는 『저주토끼』, 『아이들의 집』, 『너의 유토피아』,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로 한국은 물론 해외 문단에서도 주목받아왔다. 특히 『저주토끼』는 2022년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이날 강연에서 정보라 작가는 문학과 신화, 그리고 기록의 문제를 놓고 청중과 호흡했다. 그는 “역사는 기록이고, 신화는 기억이며, 문학은 그 둘 사이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또한 “책은 작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독자의 것이 된다”며 “독자의 즐거움이 충족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 참석자는 “좋아하는 작가를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어 정말 뜻깊었다”며 “문학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송현숙 정읍시 도서관운영과장은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 삶의 실질적 도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책, 기록, 기억, 그리고 상상력. 도서관은 이날 또 한 번, 단순한 책의 공간을 넘어 삶과 문화가 교차하는 거점으로 거듭났다.

 

더펜뉴스 송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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