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JB금융지주 부회장에 선임된 백종일 전 전북은행장이 취임 9일 만에 돌연 사임했다. 김기홍 회장을 잇는 유력한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거론돼 온 인물이 초단기간에 이탈하면서, JB금융지주의 승계 구도와 내부 권력 지형 전반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해석이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백 전 부회장은 선임 아흐레 만인 지난 9일 사임했다. 그가 맡았던 부회장직은 2년 만에 신설된 자리로, 회장 보좌와 대외 네트워크 총괄을 담당하는 사실상 ‘그룹 2인자’ 성격의 직책이다. JB금융 내부에서는 백 전 부회장이 해당 직책을 발판으로 차기 승계 구도에서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페가수스PE 출신인 백 전 부회장은 2015년 JB금융에 합류한 뒤 전북은행장을 포함해 주요 계열사 대표를 두루 역임했다. 김기홍 회장 체제에서 이른바 ‘페가수스 라인’ 인사들이 대부분 그룹을 떠났음에도 끝까지 핵심에 남아 있었던 인물로, 내부적으로는 유력한 승계 카드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신설된 핵심 보직에 오른 직후 돌연 사임하면서, JB금융의 승계 로드맵과 권한 배분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었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출범을 예고한 시점과 맞물리며, 단순 인사 변동을 넘어 지배구조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TF를 통해 CEO 선임·연임 및 승계 절차의 투명성, 이사회 독립성, 후보군(서치·육성) 운영의 실효성 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감독당국의 초점이 ‘인사 결과’가 아닌 ‘인사 과정’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 후보가 신설된 ‘2인자’ 자리에 올랐다가 곧바로 이탈한 사례는, 후보군 관리 체계와 이사회 검증 절차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작동했는지를 다시 묻게 만든다는 평가다. 실제로 JB금융은 2년 전 금감원 검사 과정에서도 CEO 후보군 운영과 관련해 ‘정기 평가와 이사회 소통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사임 여파는 백 전 부회장 개인에 그치지 않고, 현직 박춘원 전북은행장 인사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행장은 선임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적지 않았다. 행장 선임 이전부터 사실상 주요 업무 보고에 관여했다는 의혹, 선임 과정에서 특정 조건을 전제로 한 ‘각서가 존재한다’는 이른바 각서 파문 설 등이 내부외부에서 제기돼 왔다.
여기에 더해 박 행장은 JB우리캐피탈 대표 시절 IMS모빌리티 투자 결정과 관련해 ‘김건희 집사’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IMS·김건희 게이트’의 연결선상에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시 투자 과정의 적정성과 내부 통제 여부를 둘러싸고 민원과 문제 제기가 잇따르며, 박 행장 개인의 리스크가 곧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JB금융 이사회 구성 역시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감독기관 출신 인사들이 이사회와 핵심 경영진에 다수 포진한 구조가 과연 독립적 견제와 검증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다. 백 전 부회장의 돌연 사임은 이러한 구조적 취약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수록 후보군 관리, 이사회 검증, 인사 결정의 설명 가능성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임은 JB금융이 그동안 승계 시스템을 어떤 기준과 절차로 운영해 왔는지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TF 가동, 백종일 전 부회장의 초단기 사임, 박춘원 행장을 둘러싼 각종 인사·투자 논란이 맞물리면서 JB금융 내부의 ‘부패한 이너서클’ 구조가 본격적으로 흔들리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감독당국의 조치와 추가 인사 변동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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