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속도에 밀려 사라져가는 풍경과 공동체의 흔적을 예술로 복원하려는 시도가 지역 전시 공간에서 펼쳐진다. 삶과 노동, 자연을 주제로 한 판화 작업을 통해 시대를 성찰해온 작가의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무주 최북미술관은 오는 5월 2일부터 3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지용출, 그가 남긴 시간들’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전북도립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을 지역으로 확장해 선보이는 ‘찾아가는 미술관’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전시는 고(故) 지용출 작가(1963~2010)의 작업 세계를 조망하는 자리로, 동판화와 석판화, 실크스크린 등 초기 작업부터 목판화 중심의 후기 작업까지 총 25점이 공개된다.
특히 수제 한지와 전통 판화기법을 활용해 제작된 작품들은 단순한 이미지 재현을 넘어, 시간과 노동의 흔적을 물성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작품들은 개발과 환경 문제, 그리고 점차 사라져가는 지역의 풍경과 공동체를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판화를 ‘복제 기술’이 아닌 수행적 행위로 접근한 작가의 태도는 작품 전반에 고스란히 반영돼, 관람객에게 삶과 시대를 되돌아보는 사유의 계기를 제공한다.
지용출은 노동자 출신이라는 개인적 이력과 사회운동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 인식이 뚜렷한 작업을 이어온 작가다.
이후 전주에 정착하면서는 지역성과 일상의 풍경을 담아내는 방향으로 작업 세계를 확장해왔다. 이러한 변화 과정 역시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역 공공미술관 간 협력으로 추진되는 이번 전시는 문화 향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 주민들에게 동시대 미술을 접할 수 있는 통로를 넓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양정은 최북미술관 학예사는 “작가가 추구한 예술적 가치와 판화 매체의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펜뉴스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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