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에 과도한 재정 부담을 떠넘긴 민간투자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을지 대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원시와 민간개발사업 대주단 간 모노레일 사업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오는 29일 내려진다. 대법원 제1부는 시행사가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사업자금 408억 원을 남원시가 대신 변제해야 한다며 대주단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이날로 지정했다.
이번 사건은 지자체 민간투자사업에서 반복돼 온 ‘수익은 민간이, 손실은 공공이 떠안는 구조’의 적법성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쟁점이 응축된 사례로 평가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당초 1월 22일까지였던 심리불속행기각 결정 기한을 넘겨 대법원이 별도의 선고기일을 지정한 점을 들어, 원심 판단과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심리불속행기각은 원심 판단에 중대한 법리 오해가 없을 경우 내려지는 결정으로, 이를 넘겼다는 점에서 대법원이 사안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남원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특정 지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지자체에 일방적인 부담을 지우는 민간투자사업의 폐해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남원시는 2020년 모노레일 사업 시행사가 시에 불리한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공사비를 과다 산정해 그 부담이 고스란히 시 재정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시설물 준공을 앞두고 실시협약 변경을 요청했으나, 시행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시행사는 2022년 8월부터 약 16개월간 모노레일을 운행했지만, 실제 수익이 당초 예상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자 사업을 중단하고 남원시에 일방적으로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대주단은 실시협약 제19조를 근거로 남원시가 사업자금 차입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남원시 의회의 손해배상 책임 동의가 유효하고, 해당 민간투자사업의 구조가 위법하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주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남원시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단은 향후 민간투자사업에서 지자체의 책임 범위와 실시협약의 효력, 그리고 지방재정 보호 원칙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펜뉴스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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