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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이름 없던 만경강 정자에 마을의 기억을 새기다

익산 신천‧판문마을 정자에 현판 설치… 주민과 함께 잊힌 문화 복원

 

익산 만경강변에 위치한 이름 없는 정자 두 곳에 마침내 이름표가 달린다.

 

'안내문안 작성' 팀은 오는 9월 24일(수), 익산시 인화동 신천마을과 팔봉동 판문마을의 정자에 현판을 설치하고 주민과 함께 현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일제강점기 만경강 직강화로 단절되거나 잊힌 마을과 강변 문화를 되살리기 위한 문화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만경강변에는 총 16개의 정자와 모정이 있으나, 이름이 새겨진 현판이 있는 곳은 춘포정, 유천정, 사수정 단 3곳뿐이다. 나머지는 이름조차 없이 방치돼 있거나 정체성이 사라진 채 이용되어 왔다.

 

이에 ‘안내문안 작성’ 팀은 올해 상반기부터 익산시 춘포면 사천정 등을 포함한 16개 정자에 대한 형식과 재원을 조사하고, 춘포면 사천마을, 석탄동 용강마을, 인화동 신천마을, 오산면 신교마을 등지를 방문해 정자와 마을에 얽힌 이야기들을 채록해왔다.

 

특히 신천마을과 판문마을에서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마을의 역사와 정자의 의미를 함께 나누고, 그 의견을 반영해 현판의 이름을 정했다. 단순한 명명 작업이 아닌, 공동체의 기억을 복원하는 과정이었다. 정자마다의 이름은 마을의 역사적 정체성을 반영하며, 해당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명칭을 결정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사업은 현판 설치에 그치지 않고 정자문화와 만경강의 변화를 주제로 한 두 차례의 공개 강연도 함께 진행됐다. 강의는 익산시민뿐 아니라 전주, 완주, 군산, 무주 등지에서 온 시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성황리에 열렸다.

 

 

참석자들은 만경강의 지형 변화와 정자 문화의 역사, 그리고 일제강점기의 강 개수공사가 끼친 영향에 대해 들으며 잊혀진 지역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넓혔다.

 

‘안내문안 작성’ 팀은 앞서 2023년 문화마을29 사업을 통해 구담마을의 자료를 수집하고, 영상을 제작해 발표하는 등 만경강변 마을의 문화유산을 기록하고 알리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정자 현판 설치는 그 연장선에서 진행된 것이다.

 

팀의 한 관계자는 “만경강 직강화는 일제의 치수정책 명분 아래 시행된 개발이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옛 강과 마을이 사라지고 문화도 단절됐다”며 “이번 현판 달기 사업은 그 잊힌 흔적을 복원하고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뜻깊은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판이라는 작은 표식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마을 주민들은 다시금 자신들의 문화를 인식하고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업은 지역 주민의 애향심을 북돋우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2세 교육 자료나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익산시와 지역 공동체가 협력해 나머지 정자들에도 이름을 붙이고, 만경강변의 문화지도를 보다 입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판식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사업 담당자(010-3683-9008)에게 문의하면 된다.

 

더펜뉴스 박인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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