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와 일본 가고시마현 히오키시가 400여 년 전 도자기로 맺어진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새로운 민간교류의 장을 열었다.
남원시는 이달 초 도예·옻칠목공예·전통음식 등 다양한 분야의 장인 6명으로 구성된 민간 공예 교류단을 꾸려 일본 히오키시에서 열린 ‘미야마크래프트위크(美山CRAFTWEEK)’에 참여했다. 이번 방문은 두 도시의 깊은 문화적 우정을 바탕으로 도자와 공예를 중심으로 한 실질적 민간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두 도시는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건너간 남원 출신 도공 심당길의 후손이자 일본 전통 ‘사쓰마 도자기’의 명문 가문인 심수관가(沈壽官家)를 매개로 400년 넘는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1998년 남원에서 열린 ‘심수관 400년 귀향제’를 계기로 양 도시의 교류가 재개되었으며, 2008년 문화교류 우호협약, 2023년 도자문화 상생협약으로 관계가 한층 공고해졌다.
이번 교류는 그동안의 공공 중심 교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민간 장인들이 직접 참여한 첫 현장 교류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교류단은 3박 4일 일정 동안 히오키시 미야마 지역의 도자기 공방과 전통시장, 시민문화행사 등에 참여하며 현지 장인들과 교류했다.
특히 심수관요(沈壽官窯)에서 도자기 그림 그리기 체험인 ‘에쯔케(絵付け)’를 진행하고, 15대 심수관을 직접 만나 사쓰마 도자기의 제작과정을 견학했다. 또 나가야마 요시타카 히오키시장과 간담회를 열어 양 도시 간 지속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밖에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전통 초밥 ‘오시즈시(押し寿司)’를 만드는 체험행사와 일본 대표 정원 ‘센간엔(仙巌園)’ 탐방 등을 통해 일본 전통문화가 현대 속에서 어떻게 계승·활용되는지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원시 관계자는 “남원과 히오키는 도자기로 맺어진 특별한 인연을 지닌 도시”라며 “이번 민간 공예 교류를 계기로 공예와 예술을 통한 상호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400년 전 흙과 불로 이어졌던 인연이 현대의 공예 교류로 되살아나, 남원 도자문화 진흥과 국제교류 활성화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원시는 교류단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추진 중인 남원도자전시관 건립과 도자문화 교류정책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할 계획이다. 일본 공예축제의 운영방식과 지역문화 활성화 사례를 접목해 남원 도자문화가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잇는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펜뉴스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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