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군 강진면 갈담리 소재 ‘견훤대’에 대한 정밀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19일 현장에서 학술 자문회의가 열려 발굴 성과와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전북특별자치도의 후백제 문화유산 학술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발굴은 고고문화유산연구원(원장 한수영)이 주관하고 있으며, 2024년 지표조사와 시굴 조사를 마친 뒤 올해 5월부터 정밀 발굴에 착수했다.
견훤대는 갈담천과 섬진강 본류가 합류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 잡아 주변 조망에 탁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임실군 최초의 사찬 읍지인 ‘운수지(雲水誌)’(1675)에는 견훤대가 “신라 말기에 반란을 일으킨 견훤이 완산에 웅거하며 대를 쌓고 강무를 행한 곳”으로 기록돼 있다. 1730년 운수지에는 ‘희마대(戱馬臺)’라는 명칭으로도 불렸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이번 발굴 조사에서 견훤대 정상부에서는 암반을 평탄하게 다듬은 건물 대지, 삼국시대 집수시설, 조선시대 회곽묘와 토광묘, 그리고 주변 석축 등이 확인됐다. 출토된 토기와 기와편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에 걸쳐 있어 다층적 역사적 흔적을 보여준다.
특히 기와는 섬진강 유역 백제 기와의 제작 양식을 반영해 임실 성미산성, 순창 대모산성, 광양 마로산성과 시기적으로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학술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정상기 무주태권도박물관장과 강원종 세계문화유산연구재단 연구원은 “견훤에 대한 기억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번 발굴이 갖는 역사적·문화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후백제 문화권 내 다른 유적과의 비교 연구를 통해 견훤대의 실체를 보다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심민 임실군수는 “이번 발굴을 계기로 견훤대의 역사적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향후 관광자원 및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은 후백제 시대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는 중요한 연구로, 임실군이 보유한 귀중한 문화유산의 가치와 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펜뉴스 송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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