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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밤, 김제에서 깨어나다”…국가유산 야행 3일간 개최

시민이 함께 만든 7년 연속 국가유산청 공모 선정작…공포체험부터 전통시장까지 ‘오감만족’ 밤의 축제

 

김제시가 늦여름 무더위를 식히는 특별한 야간 축제로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한다.

 

오는 9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매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김제시 중심부에 위치한 국가사적 제482호 ‘김제군 관아와 향교’ 일원과 인근 전통시장에서 ‘2025 김제 국가유산 야행’이 열린다.

 

올해로 7년 연속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 행사는 지역 대표 야간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해 왔다. 조선시대를 테마로 한 신분체험, 공포체험, 먹거리 장터 등 한층 강화된 프로그램이 마련되며, 단순한 관광행사를 넘어 국가유산의 가치와 지역의 역사성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야간 문화 향유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은 조선시대 역할극 ‘웰컴투조선’과 공포 체험 ‘조선귀담’이다. 신분체험은 관람객이 양반, 상민, 포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조선의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아이들은 양반 행차의 호위병이 되고 어른들은 포졸이 되어 조선 시대 거리의 질서를 유지하는 등 몰입형 체험이 가능하다.

 

지난해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이 프로그램은 올해 더욱 정교하게 구성돼 실감 나는 현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조선귀담’은 올해 처음 선보이는 공포체험으로, 김제 관아 동헌을 배경으로 한다. 부패한 탐관오리의 악행으로 인해 억울하게 숨진 원혼의 사연을 모티브로 제작된 이 프로그램은 조명, 음향, 배우의 연기를 통해 300년 전 조선의 밤을 오싹하게 되살려낸다. 어두운 마당과 기와지붕, 은은한 달빛 속에 펼쳐지는 연출은 관람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 문화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말죽거리 누룩체험’은 김제 지평선 쌀을 활용한 발효 체험 키트를 기반으로 한 시민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누룩 제조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흥미를 느낄 수 있으며, 지역 농산물과 전통주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제 전통시장도 이번 야행에 함께 참여해 ‘100년 먹거리 장터’를 운영한다. 상인들과 청년단체가 준비한 따끈한 전통 음식과 다채로운 간식들이 한자리에 모여, 밤의 미각 여행을 완성한다. 동시에 지역 셀러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도 열려 다양한 수공예품과 생활 소품이 거래되며,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저녁 장터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다.

 

문화예술 공연도 야행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행사 기간 동안 14곳에 설치된 야간 경관조명과 포토존은 낮과는 다른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김제예총과 지역 생활문화예술동호회가 준비한 다채로운 무대 공연이 진행된다.

 

 

판소리 명창과 사기장·옹기장 장인들의 무형문화유산 시연을 비롯해, 국악과 현대 음악을 넘나드는 퓨전 공연까지 총 28개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김제시는 행사 기간 약 1만 2천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서, 소방서, 보건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교통 통제, 응급의료, 기상 악화 시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행사 전 과정에 걸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사전 교육과 비상 연락망도 구축을 완료했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이번 야행은 김제 시민과 함께 국가유산의 의미를 되새기고, 지역경제의 활력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이는 프로그램들은 전국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김제만의 매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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