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장수군 출신의 농민운동가 고(故) 이경해 열사를 기리는 제22주기 추모식이 11일 장수읍 한국농업연수원에서 열렸다.
행사는 (사)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이 열사의 유가족을 비롯해 최훈식 장수군수, 최한주 군의장, 농업경영인연합회원, 지역 기관단체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열사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이날 추모식은 추모사, 추모시 낭송, 헌화, 추모 걷기, 묘역 참배 순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농업과 농민의 가치는 결코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열사의 외침을 다시 되새겼다.
故 이경해 열사는 장수군 출신으로, 1974년 서울농업대학교를 졸업한 뒤 농민운동의 길을 걸으며 1989년 전국농어민후계자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 농업의 주체로 활동해왔다.
2003년에는 WTO 농업협상에 반대하며 스위스 제네바 세계무역기구 본부 앞에서 한 달간 단식농성을 벌였고, 그해 9월 10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제5차 각료회의장 정문 앞에서 “WTO가 농민을 죽인다”고 외치며 분신, 목숨을 바쳤다.
이 열사의 죽음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농민운동 진영에 큰 울림을 주었고, 이후 국제농민운동단체 *비아 캄페시나(Via Campesina)*는 매년 9월 10일을 ‘이경해의 날’로 지정해 기리고 있다.
최훈식 장수군수는 추모사에서 “이경해 열사는 단지 한 사람의 투사가 아니라, 우리 농업의 생존을 위해 자신을 던진 위대한 농민”이라며 “그분이 지키고자 했던 농업의 가치를 이어받아, 농업인이 존중받는 장수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수군은 이경해 열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매년 추모식을 이어오고 있으며, 청소년 농업교육과 농업인 정신계승 사업 등을 통해 지역 내 농민운동의 역사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더펜뉴스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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