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깊어지며 전북 군산을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군산은 근대문화유산과 아름다운 해상 풍경, 신선한 먹거리, 도심 속 쉼터까지 다양한 테마의 여행지를 고루 갖춘 도시다. 특히 가을에는 군산만의 고즈넉하고 따뜻한 정취가 더해져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근대 도시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군산시간여행마을’은 1899년 개항 이후 일본과 서양의 근대 문물이 전해지며 발전해 온 군산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구 조선은행, 부잔교, 식량영단 등 당시의 건축물이 여전히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으며, 인근 신흥동 일본식 가옥(히로쓰 가옥)은 일제강점기 군산 유지들이 거주했던 주택으로 일본식 정원과 목조 건축 양식이 보존돼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 2005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고, 영화 ‘타짜’, ‘장군의 아들’ 등 다수의 작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군산 앞바다에는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고군산군도가 펼쳐져 있다. 선유도, 장자도, 무녀도 등 섬마다 독특한 해안 절경과 기암괴석, 해변 등이 어우러지며 등산, 하이킹, 낚시, 캠핑 등 다양한 해양 관광이 가능하다.
장자교 스카이워크에서는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체험이 가능하고, 밤이면 LED 조명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장자도의 대장봉에 오르면 군도의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장관이 이어져 일출과 일몰 명소로도 손꼽힌다.
도심 속 힐링 공간인 은파호수공원은 사계절 모두 사랑받지만, 가을의 단풍과 함께하는 산책은 더욱 운치 있다. 별빛다리, 음악분수, 산책로,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며, 최근 새롭게 생긴 감성 카페와 맛집들이 어우러지며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야경이 아름다운 별빛다리에서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라면 군산 해망동에 위치한 수산물종합센터가 제격이다. 활어, 선어, 수산가공품 등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2층 식당에서는 구입한 수산물을 즉석에서 상차림해 즐길 수 있다. 현재 건어동은 신축 공사가 진행 중으로, 임시 매장에서 다양한 건어물을 판매하고 있다. 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매주 화요일은 휴무다.
청암산은 군산호수를 따라 펼쳐진 생태 관광지로, 45년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가 2008년 개방되면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시작해 억새풀길과 산림욕장, 왕버드나무 군락지를 지나 정상까지 오르는 약 4.5km 코스는 왕복 1시간 50분가량 소요되며, 도심 인근에서 가을 산행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깊어가는 가을, 울긋불긋 물든 단풍과 억새가 어우러진 숲길은 걷는 이의 마음까지 정화시킨다.
근대와 자연, 먹거리와 쉼이 공존하는 군산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역사와 생태, 휴식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도시로서, 특히 가을에 그 진가를 드러낸다. 짧은 여행에도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는 군산에서 올가을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보는 걸 추천한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저작권자 ⓒ 더펜뉴스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