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이 군 역사상 처음으로 당초 본예산 5천억 원 시대를 열었다. 지방교부세 감소와 경기 둔화, 지방소멸 위기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국·도비 확보와 공모사업 유치를 통해 재정 규모를 키우며 군정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장수군은 22일 군청 회의실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19일 제380회 장수군의회 제4차 본회의에서 2026년도 본예산을 총 5천108억 원 규모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 해 군정 운영의 방향을 가늠하는 당초 본예산이 5천억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본예산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신규 반영됐다. 총 371억 원 규모로, 장수군은 이를 통해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게 됐다.
2026년도 본예산은 일반회계 4천602억 원, 특별회계 506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전년 대비 일반회계가 351억 원(8.27%), 특별회계가 93억 원(22.36%) 각각 증가한 규모다. 과거 최종 추경 기준으로 5천억 원을 넘긴 사례는 있었지만, 당초 본예산에서 이를 달성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성과는 국세 세수 결손과 지방교부세 감소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국·도비 확보와 공모사업 도전에 집중한 결과다. 장수군은 총 2천144억 원 규모의 국·도비를 본예산에 반영하며 재정 공백을 실질적으로 보완했다.
분야별로는 농림·해양·수산 분야에 1천468억 원을 편성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사회복지 882억 원, 환경 729억 원, 국토 및 지역개발 344억 원, 문화 및 관광 303억 원 순으로 예산이 배분됐다.
주요 사업으로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371억 원)을 비롯해 외림·금천 마을하수도 정비사업, 장계면 도시재생사업, 치휴마을 조성사업, 행복드림 반값 임대주택사업, 동화지구 하천재해예방사업, 천천~장수 IC 연결도로 개설, K-샤모니 장수군 조성사업 등이 포함됐다.
장수군은 특히 농어촌 기본소득을 비롯한 농림 분야 예산을 대폭 확대해 지역의 근간인 농업을 뒷받침하고, 살기 좋고 활력 있는 농촌 조성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복지와 환경, 생활 인프라, 교육·문화·관광 분야 예산도 고르게 반영해 군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와의 협력도 재정 확대의 주요 동력이 됐다. 장수군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포함해 통합바이오가스화시설 설치, 농촌공간정비, 청년창업 스마트팜, 장수누리랜드 관광거점 조성사업 등 굵직한 공모사업에 잇따라 선정됐다.
여기에 행정안전부 주관 ‘2026년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 투자계획 평가’에서 전북특별자치도 내 유일하게 전국 최고 등급인 ‘우수등급’을 받아 120억 원의 기금을 확보했다. 이는 2024년에 이어 두 번째 성과다. 특별교부세 38억 원과 특별조정교부금 21억 원도 추가로 확보했다.
장수군 관계자는 “지방교부세 감소라는 어려운 재정 환경 속에서도 군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국·도비 확보와 공모사업에 행정 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2026년 본예산에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통한 군민 삶의 실질적 변화와 장수군 미래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최대한 확보해 지속 가능한 장수를 만드는 데 모든 행정력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실거주 주민에게 월 15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정책으로, 장수군은 이를 통해 농촌 인구 구조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펜뉴스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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