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설치 논란은 정책보다 프레임이 앞서 있다. 제도의 타당성을 따져야 할 사안을 일부에서는 진영 싸움과 자극적 구도로 소비하고 있다. 특히 친명 외곽 스피커들과 일부 언론은 사실관계보다 정치적 해석을 앞세우며 논쟁을 왜곡한다.
지금 상황을 ‘명-청대전’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중수청 정부안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 개인의 구상이 아니다. 정 장관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이재명 대통령과 가장 긴밀하게 정책을 조율해 온 인물이다. 중수청 논의 역시 대통령과의 지속적인 협의 속에서 만들어진 안이다.
그럼에도 정성호 장관을 ‘방패’처럼 취급하며, 그를 향한 공격을 대통령과 분리된 내부 갈등으로 포장하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안 설계에는 대통령실 민정라인이 깊이 관여해 왔다는 점은 여권 내부에서 공공연하다. 중수청 정부안은 대통령실과 법무부가 함께 만든 결과물이다.
이런 맥락을 외면한 채 여당 내 반발을 곧바로 ‘레임덕 신호’로 해석하는 것도 무리다. 집권 초기, 권력기관 개편이라는 고난도 과제를 두고 내부 긴장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를 권력 약화로 읽는 것은 정치적 과잉 해석이다.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강경한 언행은 분명 문제다. 하지만 핵심은 ‘대통령의 힘이 빠졌다’는 구도가 아니다. 당 지도부 일부가 정책의 정합성보다 당내 주도권과 정치 일정에 더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정성호 장관을 공개적으로 몰아붙이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국정 운영 파트너를 흔드는 일이다.
그런데도 일부 외곽 스피커들은 이를 대통령과 당 대표의 충돌처럼 과장한다. 대통령과 장관이 어떤 기준과 철학으로 제도를 설계하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자극적인 해석만 반복할 뿐이다.
중수청 논의는 검찰 권한을 나누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민주적 통제, 수사 효율성, 권력 분산을 어떻게 균형 있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 과정의 이견을 음모론이나 권력투쟁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책임하다. 정성호 장관은 이 복잡한 과제를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언어로 다루려 하고 있다. 속도보다 구조를, 진영보다 기준을 우선하는 접근은 평가받아야 한다.
1인 1표제 당헌 개정 논란도 마찬가지다. 이를 곧바로 대통령 영향력 차단으로 연결하는 해석은 단선적이다. 문제는 충분한 숙의 없이 속도전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프레임 싸움이 아니다. 중수청이라는 중대 과제를 두고, 누가 정부의 철학을 이해하고 책임 있게 구현하려 하는지를 냉정하게 봐야 한다. ‘명-청대전’이라는 허상은 논의를 흐릴 뿐이다.
강방식 / 참여민주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