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한 사람의 기억과 감정, 시대의 풍경이 겹겹이 쌓인 장소다. 무주군 최북미술관이 올해 첫 기획전으로 선보이는 ‘품의 온도, 서로의 집’ 전은 이 익숙한 공간을 낯설고도 깊이 있게 다시 바라보게 한다.
전시는 오는 3월 15일까지 최북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박지은, 이일순, 이홍규 작가가 각기 다른 화풍과 재료로 ‘집’이라는 주제를 풀어낸 작품 36점을 선보인다. 옻칠화와 서양화, 한국화가 한 공간에 놓이며, 집에 대한 기억과 경험이 서로 다른 결로 교차한다.
박지은 작가는 옻칠화를 통해 ‘텅에-nest’ 연작 12점을 전시한다. 전통 재료인 옻을 현대 회화의 언어로 풀어내며, 집을 보호와 안식의 장소로 표현했다. 깊고 서정적인 색감은 동양적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일순 작가는 초현실주의적 화풍으로 집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함께’ 등 8점의 작품에서는 일상의 사물들이 비현실적인 방식으로 배치되며, 친숙함과 이질감이 공존하는 풍경을 만든다. 집이 안온함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은근히 환기시킨다.
이홍규 작가는 수묵담채화로 시골집의 기억을 불러낸다. ‘집으로 가는 길’ 등 16점의 작품에는 느티나무와 낮은 담장, 고요한 마을 풍경이 담겼다. 작가의 개인적 기억은 관람객의 추억과 겹치며 조용한 울림을 남긴다.
양정은 최북미술관 학예사는 “집은 보호의 공간이자 동시에 사회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가 품고 있는 ‘집에 대한 기억’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북미술관은 조선 후기 산수화의 대가 최북의 예술 세계를 조망하기 위해 2012년 개관한 공립미술관이다. ‘괴석도’, ‘산수도’ 등 최북의 진품 5점을 포함해 총 157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획전과 소장품전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도립미술관 연계 전시와 축제 특별전 등도 차례로 열릴 예정이다.
더펜뉴스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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