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3 (금)

  • 구름많음동두천 9.2℃
  • 구름많음강릉 18.0℃
  • 연무서울 11.3℃
  • 박무대전 10.2℃
  • 맑음대구 12.1℃
  • 맑음울산 15.9℃
  • 박무광주 12.9℃
  • 맑음부산 18.0℃
  • 구름많음고창 9.7℃
  • 맑음제주 16.0℃
  • 구름많음강화 8.6℃
  • 맑음보은 9.2℃
  • 맑음금산 11.1℃
  • 구름많음강진군 11.4℃
  • 맑음경주시 13.2℃
  • 맑음거제 15.9℃
기상청 제공

‘권위의 청사’에서 ‘시민의 공간’으로…익산, 56년 행정의 틀을 바꾸다

미륵사지 석탑 형상화한 신청사 완공…행정·문화·복지 결합한 도시 거점으로 재편

 

전북 익산시의 행정 공간이 반세기 만에 구조적 전환을 맞았다. 낡은 청사를 대체한 새 시청사는 단순한 건물 교체를 넘어, 지방 행정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로 읽힌다.

 

1970년 건립된 옛 청사는 안전진단 D등급을 받을 만큼 노후화가 심각했다. 공간은 협소했고 부서가 분산돼 행정 효율성도 떨어졌다. 시민 입장에서도 불편은 일상이었다. 결국 신청사 건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익산시는 2021년 착공 이후 단계별 공사를 통해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며 이전을 마무리했다. 본관 입주에 이어 옛 청사 철거 부지까지 시민 공간으로 재구성하면서, 단순한 행정시설을 넘어선 복합 거점이 완성됐다.

 

새 청사는 외관부터 지역 정체성을 드러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미륵사지 석탑을 형상화한 설계는 도시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건축으로 풀어낸 사례다. 야간 조명까지 더해지며 도시 경관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부는 더욱 급진적인 변화를 담았다. 1~2층은 사실상 ‘열린 광장’에 가깝다. 금융시설, 작은도서관, 시민 동아리 공간, 다목적홀 등이 결합되며 행정청의 문턱은 낮아졌다. 민원실 역시 개방형으로 구성돼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동시에 줄였다.

 

업무 공간 역시 전통적 관료제 구조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벽과 문을 최소화한 개방형 사무실은 부서 간 협업을 전제로 한다. 이는 단순한 공간 변화가 아니라 행정 문화의 변화를 전제한 구조다.

 

복지 기능도 눈에 띈다. 직장어린이집, 수직정원, 직원 휴식공간 등은 공무원 근무환경 개선을 넘어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공서비스의 질이 노동 환경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접근성 개선도 핵심이다. 700면이 넘는 주차 공간 확보와 민원인 전용 구역 운영, 보행 환경 정비, 전선 지중화까지 병행되면서 ‘찾기 쉬운 청사’로의 전환이 이뤄졌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청사가 사회적 가치 실험의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 노인 일자리 편의점 등은 행정시설을 지역 복지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다.

 

익산시는 향후 광장과 야외 공간을 활용해 공연과 장터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청사를 ‘머무는 공간’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결국 이번 신청사는 건축물 하나의 변화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시민과 관계 맺는 방식의 변화를 상징한다. ‘행정 중심 공간’에서 ‘시민 중심 플랫폼’으로의 이동이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저작권자 ⓒ 더펜뉴스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최민성 기자

발빠른 정보, 신속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