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백제의 도성이자 전주 북쪽 방어를 담당했던 종광대 토성이 전북특별자치도 지정문화유산(기념물)으로 지정됐다.
전주시는 20일,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 산77-1번지 일원 반태산(종광대) 일대를 중심으로 한 ‘전주 종광대 토성’이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기념물로 지정 고시됐다고 밝혔다.
전주 종광대 토성은 후백제 시대 왕도(王都)였던 전주의 북쪽을 방어하기 위해 축성된 도성으로, 역사 기록과 실제 유물이 일치해 고고학적 진정성과 시대성을 갖춘 유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 토성은 1530년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전주 고적 조항에서 “견훤이 쌓은 고토성”으로 언급됐으며, 『여지도서』, 『대동지지』, 『완산지』 등 여러 고문헌에서도 그 존재가 확인된다. 일제강점기 편찬된 『전주부사』에서도 후백제 도성으로 기록돼 있다.
2008년 주택재개발 지표조사에서 처음 주목된 종광대 토성은 이후 발굴조사를 통해 후백제 토성으로 확인됐다. 토성은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반태산 북쪽 사면 등 방어 취약 지점을 ‘L’자 또는 ‘U’자 형태로 굴착하고, 기와 둔덕 위에 점토, 기와, 모래 등을 섞어 판축하는 방식으로 축조됐다. 이는 통일신라 시대 석성 축조 기법을 토성에 응용한 드문 사례로 평가받는다.
또한 토성의 정상부와 사면 경계에서는 다량의 기와가 확인됐으며, 이 기와는 전라감영, 전동성당, 전주부성 일대 및 동고산성 등 후백제 문화층에서 출토된 유물과 문양과 제작기법이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지정으로 전주시는 유적 훼손 방지와 경관 보존을 위한 역사문화환경 보존구역 고시를 추진하고, 종합정비계획 수립 후 성곽 평면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를 거쳐 정비 및 복원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노은영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종광대 토성은 후백제 왕도를 상징하는 중요한 도성 유산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충분히 입증됐다”며 “지속적인 발굴과 정비를 통해 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전주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더펜뉴스 장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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