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감사원으로부터 자체 감사 시스템 운영에서 최고등급 평가를 받았지만, 종합청렴도 하락이라는 과제를 안으며 행정 신뢰 회복을 위한 전면 쇄신에 나섰다. 제도적 성과와 시민 체감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다.
익산시는 감사원이 실시한 ‘자체감사활동 평가’에서 기초자치단체(인구 30만 명 미만) 48개 기관 가운데 A등급을 받아 ‘자체감사활동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자체 감사기구의 독립성, 운영의 적정성, 예방 중심 감사활동, 내부통제 체계 등 감사 전반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결과다.
시는 감사 제도 운영과 내부 관리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행정의 기본 신뢰를 제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와는 달리, 익산시는 2025년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5등급을 받았다. 청렴체감도는 4등급, 청렴노력도는 5등급으로, 공직자 일탈 사건의 여파와 함께 시민과 내부 직원이 체감하는 청렴 수준이 낮게 평가됐다.
시는 특히 체감 청렴도에서의 하락을 단순한 지표 문제가 아닌, 행정 문화 전반에 대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도 운영의 완결성만으로는 시민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는 판단이다.
이에 익산시는 감사원 평가에서 확인된 제도적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이번 청렴도 하락을 계기로 청렴 행정 전반을 원점에서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민·관 합동의 ‘익산시 청렴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해 청렴 정책의 기획과 실행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운영할 계획이다. 개별 공직자의 일탈이나 관리 사각지대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수의계약 제도에 대한 전면 점검도 병행된다. 시는 수의계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불신을 줄이기 위해 운영 기준과 절차를 재정비하고, 시민 눈높이에 맞춘 투명성 강화와 공정성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불합리한 요소는 과감히 손질한다는 입장이다.
청렴노력도에서 지적된 체감도 부족과 독창성 미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 직원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청렴 시책도 새롭게 발굴한다. 형식적인 캠페인에서 벗어나 기관장과 간부 공무원이 직접 참여하는 청렴 리더십 체계 구축이 핵심이다.
한편 감사원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예방 중심 감사 기조’는 더욱 강화된다. 고의성이 없는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교육 이수나 봉사활동 등 대체처분 제도를 적극 활용해, 저연차 공무원의 위축을 막고 직무역량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최고등급 평가는 감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이지만, 청렴도는 시민과 내부 직원이 느끼는 신뢰의 온도가 핵심”이라며 “이번 평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행정 신뢰 회복을 위한 실질적 쇄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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