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인쇄문화를 보여주는 대규모 목활자가 한꺼번에 기증되며 지역 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자리 잡게 됐다.
부안군은 이번 기증을 계기로 지역사 연구와 전시 콘텐츠 확대 가능성을 확보했다.
군은 지난 18일 고부이씨 집의공파 후손 이영수 씨로부터 18세기 제작된 것으로 평가되는 ‘고부이씨 목활자’ 5만5775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기증식에서는 유물의 가치를 인정해 기증자에게 감사패와 증서를 전달했다.
이번에 기증된 목활자는 고부이씨 종중이 족보와 문집 등을 간행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지역에서 발간된 다양한 고서를 찍어내는 데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정조 시기 간행된 족보를 비롯해 지역 유림이 편찬한 문헌 등에도 활용된 기록이 남아 있다.
유물은 목활자와 이를 보관하던 목함 형태로 보존돼 왔으며, 대자와 소자로 구분된 활자들이 체계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원소장처와 사용 맥락이 명확하게 확인되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목활자는 전쟁 이후 금속활자 제작이 어려워지면서 널리 사용된 인쇄 수단으로, 사찰과 서원, 문중 등 다양한 주체가 활용해 온 역사적 기록 매체다. 이번에 기증된 유물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번 기증은 단순한 문화재 확보를 넘어, 지역 문화유산의 공공화라는 의미도 갖는다. 개인이나 문중이 보관하던 유물이 공공 영역으로 이전되면서 보다 많은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다만 대규모 유물인 만큼 체계적인 보존과 전시 계획이 병행돼야 한다는 과제도 남는다. 훼손을 방지하면서도 교육·전시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문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안군은 향후 박물관 전시 등을 통해 해당 유물을 공개하고, 지역 역사와 인쇄문화 연구 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기증이 지역 문화 자산으로 어떻게 확장될지 주목된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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