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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비정상 투자’ 이후에도 폭주하는 전북은행장 인선 — 김기홍 체제는 대통령 금융개혁에 대한 정면 도발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집사 게이트’ 핵심 인물들을 기소하며 “비정상적인 투자”라고 공식 결론을 내린 순간, 사건은 단순 과거형 비리가 아닌 현재 진행형 권력·금융 스캔들로 변했다. 사모펀드를 경유해 대기업과 금융회사 9곳에서 184억 원이 유입된 구조는 정상적인 시장 판단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금융 의사결정이 권력 주변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검은 투자 판단 자체가 이미 정상 범위를 벗어났음을 못 박았고, 대가성과 권력 연루 여부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겼다. 특검 종료는 면죄부가 아니라, 더 크고 무거운 수사의 바통이 이어진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김기홍 회장 체제 아래 전북은행장 인선은 폭주하고 있다. 특검 수사와 정치·사법 리스크가 겹겹이 쌓인 인물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내부 우려와 외부 경고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기 기류가 굳어지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진다. 이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천명한 금융개혁 메시지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행위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돈의 액수가 아니다. 핵심은 왜 정상적 판단을 포기한 금융기관이 존재했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권력의 그늘과 네트워크 속에서 가능했는지다.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의 횡령·배임 혐의와 현직 경제지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정황 등은 투자, 언론, 권력이 한 덩어리로 엮인 구조적 부패를 보여준다. JB금융지주 계열사 JB우리캐피탈 대표가 바로 박춘원 후보다. 그는 특검 조사 대상에 오른 인물로, 정치·사법 리스크만 놓고 보더라도 은행장 후보에서 즉시 배제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김기홍 체제는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 “특검 끝나면 문제 없다”는 식의 내부 인식이 퍼지고 있다.

 

박춘원 후보는 현재 단일 후보로 선임된 상태지만, 은행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 법적·행정적 절차상 이사회와 주총 통과 전에는 후보 신분일 뿐이며, 정식 은행장으로서 권한을 행사하거나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 후보 상태에서 업무보고를 받았다면 이는 절차 위반 소지이며, 공식적인 의사결정권은 없다. 즉, 아직 공식 취임 전인 상태에서의 업무보고 시도 자체가 금융기관 내부 규정을 무시한 행위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전북은행은 단순한 민간 기업이 아니라 지역 금융의 마지막 보루이며 공공성이 요구되는 기관이다. 이 수장을 둘러싼 인선이 특검 기소, 비정상 투자 규정, 후속 수사라는 악재와 동시에 진행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과 지역 사회에 파괴적 신호를 던진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지만, 무너질 때는 순식간이다.

 

김기홍 체제의 장기 집권 역시 문제다. 그는 윤석열 정부 시절 금융지주 사상 최초 3연임으로 총 9년 지배 체제를 구축했다. 임기 2년이 남은 현재, JB금융은 회장 1인 중심 구조로 굳어졌고 인사·투자·계열사 운영 전반에서 견제 장치가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다. 이번 전북은행장 인선 파열음은 필연적 결과다.

 

대통령이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은행장 인선을 직접 질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특정 사안을 콕 집어 ‘지배구조 왜곡’과 ‘책임경영의 실종’을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JB금융의 최근 행보는 대통령 경고를 정면으로 비웃는 인상을 준다. 은행장 인선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부행장 인사를 논의하는 움직임까지 포착되며, 특정 후보 체제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는 인사 판단을 넘어 권력 과시에 가깝다.

 

금융당국과의 충돌도 불가피하다. 특검이 ‘비정상’이라 규정한 투자 사건은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실패를 보여주었다. 정치·사법 리스크가 중첩된 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감독당국 기조와 정면 배치된다. 김기홍 회장이 금융감독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친정은 버텨줄 것’이라는 오만한 계산이 작동하고 있다면, 이는 한국 금융의 고질적 병폐다.

 

결국, 184억 원 규모 ‘집사 게이트’ 기소는 끝이 아니다. 국수본의 본격 수사는 금융권 전반을 뒤흔들 수 있으며, 대통령의 금융지배구조 개혁 실효성과 금융당국 감독권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전북은행장 인선 논란은 그 시험대의 정중앙에 있다. 지금 JB금융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대통령 개혁 기조에 맞춰 지배구조와 인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인가, 아니면 정권과 정면 충돌하며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김기홍 체제의 다음 행보는 단순한 금융지주 문제가 아니라, 한국 금융이 권력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강방식 / 참여민주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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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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